계약서 금액 표기법
계약서의 금액 칸에는 흔히 “일금 오십만원정(₩500,000)”이라고 적는다. 이 한 줄에는 ‘일금’, 붙여 쓰기, ‘일십’의 ‘일’, 끝의 ‘정’, 괄호 속 숫자까지 다섯 가지 관례가 들어 있다. 각 요소가 무슨 뜻이고 왜 그렇게 쓰는지, 어디까지가 규범이고 어디부터가 관례인지 나눠서 정리한다.
기본형: 일금 + 한글 금액 + 원정 + (숫자)
일금 오십만원정(₩500,000)
일금 일천이백삼십사만오천원정(₩12,345,000)
금 삼억오천만원정(₩350,000,000)
- 일금(一金) — ‘돈 얼마’라는 뜻으로 금액 앞에 붙이는 말이다. ‘금(金)’ 한 글자만 쓰기도 한다. 의미상 필수는 아니지만 여기서부터 금액이 시작된다는 표지 구실을 한다.
- 한글 금액 — 만·억 사이를 띄우지 않고 붙여 쓴다. 이유는 아래에서 설명한다.
- 원정 — 화폐 단위 ‘원’에 ‘정(整)’을 붙인 것이다. ‘정’은 그 금액에서 끝나고 우수리가 없다는 뜻으로, 뒤에 숫자를 덧붙이지 못하게 막는 표시다.
- 괄호 속 숫자 — 아라비아 숫자를 함께 적어 읽는 사람이 빨리 확인하도록 한다. 앞에 ₩ 기호나 ‘금’을 붙이고 세 자리마다 쉼표를 찍는다.
왜 붙여 쓰는가: 맞춤법 제44항 해설
한글 맞춤법 제44항은 “수를 적을 적에는 ‘만(萬)’ 단위로 띄어 쓴다”고 정한다. 그래서 일반 문장에서는 “오십만 원”, “십이억 삼천사백오십육만 칠천팔백구십팔”처럼 띄어 쓴다. 그런데 같은 조항의 해설은 금액에 대해 예외를 인정한다. 국립국어원 온라인가나다가 인용한 해설 내용은 “금액을 적을 때는 변조 등의 사고를 방지하려는 뜻에서 붙여 쓰는 것이 관례”라는 것이고, 예시로 “일금: 삼십일만오천육백칠십팔원정”, “돈: 일백칠십육만오천원”을 든다.
띄어 쓴 자리는 곧 글자를 끼워 넣을 수 있는 빈칸이다. “오십만 원”의 빈칸에 “오천”을 넣으면 “오십만오천 원”이 된다. 붙여 쓰면 이런 틈이 없다. 계약서·영수증·차용증처럼 돈이 오가는 문서에서 붙여 쓰는 이유다. 자세한 규정은 숫자·금액 띄어쓰기에 정리했다.
‘십만’이 아니라 ‘일십만’으로 쓰는 이유
소리 내어 읽을 때 100,000은 “십만”이다. 그러나 금액 문서에서는 “일십만”처럼 십·백·천 앞의 ‘일’을 생략하지 않고 적는 경우가 많다. 위 해설 예시도 “일백칠십육만오천원”이고, 국립국어원이 안내한 공문서 예시도 “금113,560원(금일십일만삼천오백육십원)”이다.
이것도 변조 방지 때문이다. “십만원정”의 앞에 “오”를 써 넣으면 “오십만원정”이 된다. “일십만원정”이라면 앞에 무엇을 넣어도 말이 되지 않는다. ‘일’ 표기는 어문 규범이 아니라 관례이므로 반드시 써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금액을 보호한다는 목적을 생각하면 쓰는 편이 낫다. 변환기의 ‘계약서·공문서 일 표기’ 옵션을 켜면 이 형태로 나온다.
| 금액 | 일상 표기 | 계약서 표기(일 표기) |
|---|---|---|
| 10,000 | 만 원 | 일금 일만원정 |
| 100,000 | 십만 원 | 일금 일십만원정 |
| 1,500,000 | 백오십만 원 | 일금 일백오십만원정 |
| 11,000,000 | 천백만 원 | 일금 일천일백만원정 |
| 100,000,000 | 일억 원 | 일금 일억원정 |
한글 금액과 숫자가 다르면
한글과 숫자를 모두 적는 이유는 서로를 검산하기 위해서지만, 둘이 어긋나면 오히려 다툼거리가 된다. 이때 어느 쪽을 따르는지는 문서 종류에 따라 다르다.
- 수표·어음: 법이 직접 정해 두었다. 수표법 제9조와 어음법 제6조는 금액을 글자와 숫자로 적었는데 차이가 있으면 글자로 적은 금액을 금액으로 하고, 글자끼리 또는 숫자끼리 중복해 적었는데 차이가 있으면 최소금액으로 한다고 규정한다. 자세한 내용은 수표·어음 금액 작성법에 있다.
- 일반 계약서·차용증·영수증: 이런 명문 규정이 없다. 수표법의 원칙을 참고할 수는 있지만 그대로 적용되는 것이 아니고, 계약서의 다른 조항, 실제로 오간 돈, 당사자의 의사를 종합해 해석하게 된다. 결론을 예측하기 어려우므로 불일치 자체를 만들지 않는 것이 유일한 대책이다.
서명 전 점검: 숫자 금액을 변환기에 넣어 나온 한글과 계약서의 한글을 대조하고, 반대로 계약서의 한글을 ‘금액 → 숫자’ 탭에 붙여 넣어 숫자와 같은지 확인한다. 특히 0이 많은 금액(1,000,010처럼 가운데가 비는 금액)에서 실수가 잦다.
공문서는 순서가 반대다
행정기관 공문서는 행정안전부 「행정업무운영 편람」에 따라 “금액을 표시할 때에는 아라비아 숫자로 쓰되, 숫자 다음에 괄호를 하고 한글로 기재”한다. 국립국어원이 제시한 예는 다음과 같다.
금113,560원(금일십일만삼천오백육십원)
괄호 안 한글도 붙여 쓰며, 국립국어원은 이 경우 끝에 ‘정’을 붙이는 것을 권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변환기의 ‘공문서체’ 줄이 이 형식이다. 기관이나 회사에 자체 양식이 있으면 그 양식을 따르는 것이 우선이다 — 국립국어원도 “문서 작성 기관이나 회사의 양식에 따르시기를 권합니다”라고 안내한다.
자주 하는 실수
- 숫자 쉼표 위치 오류: “₩5,00,000”처럼 쉼표를 잘못 찍으면 금액을 의심받는다. 세 자리마다 찍는다.
- 한글의 단위 누락: 12,050,000을 “일천이백오만원”으로 적어야 하는데 “일천이백오십만원”으로 쓰는 식의 실수. 가운데 0이 있는 금액은 특히 검산한다.
- ‘원’ 중복: “일금 오십만원원정”, “₩500,000원”처럼 기호와 단위를 겹쳐 쓰지 않는다. ₩를 썼다면 뒤에 ‘원’을 붙이지 않고, ‘금’을 썼다면 “금500,000원”처럼 쓴다.
- 부가세 포함 여부 불명확: 공급가액인지 부가가치세 포함 금액인지 적어 두지 않으면 나중에 10% 차이로 다툰다. “일금 일천일백만원정(₩11,000,000, 부가가치세 포함)”처럼 괄호에 함께 적는다.
- 수정 흔적: 금액을 고쳐 쓰면 변조로 의심받는다. 고쳐야 한다면 두 줄을 긋고 양 당사자가 날인하거나, 새로 작성하는 편이 안전하다.
문서별 예시
임대차계약서 — 보증금: 일금 일억오천만원정(₩150,000,000)
용역계약서 — 계약금액: 일금 일천일백만원정(₩11,000,000, 부가가치세 포함)
차용증 — 차용금: 일금 삼백만원정(₩3,000,000)
영수증 — 금액: 일금 오만원정(₩50,000) 위 금액을 정히 영수함.
양식이 필요하면 임대차계약서 양식이나 용역계약서 양식에서 빈칸을 채우고, 금액 칸에는 변환기에서 복사한 계약서체를 붙여 넣으면 된다. 영수증·차용증은 영수증·차용증 금액 쓰는 법에서 따로 다룬다.
자주 묻는 질문
계약서 금액은 한글과 숫자 중 무엇을 먼저 쓰나요?
사적인 계약서에는 정해진 순서가 없어 '일금 오십만원정(₩500,000)'처럼 한글을 먼저 쓰는 관례가 흔합니다. 공문서는 행정업무운영 편람에 따라 '금500,000원(금오십만원)'처럼 숫자를 먼저 쓰고 괄호 안에 한글을 적습니다.
계약서의 한글 금액과 숫자 금액이 다르면 어느 쪽이 맞나요?
수표·어음은 법이 글자로 적은 금액을 우선한다고 정해 두었지만 일반 계약서에는 그런 명문 규정이 없습니다. 계약 전체와 당사자의 의사를 따져 해석하게 되므로 분쟁이 생기기 쉽습니다. 서명 전에 두 표기를 반드시 대조해야 합니다.
'정'을 꼭 붙여야 하나요?
법적 요건은 아닙니다. 금액이 거기서 끝난다는 표시로 붙이는 관례입니다. 국립국어원은 공문서 금액에는 '정'을 붙이지 않는 쪽을 안내했습니다.
출처·근거
- 국립국어원 온라인가나다 — 금액 표기 띄어쓰기(한글 맞춤법 제44항 해설, 행정업무운영 편람 인용)
- 국립국어원 온라인가나다 — 일금원정 관련
- 국가법령정보센터 — 수표법 제9조
- 국가법령정보센터 — 어음법 제6조
원문 확인 기준일 2026-09-23. 이 글은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