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수 단위와 만 단위 읽기
한국어는 수를 네 자리씩 끊어 이름을 붙인다. 만(104), 억(108), 조(1012), 경(1016), 해(1020)를 지나 무량대수(1068)까지 열일곱 단위가 있다. 그런데 숫자에 찍는 쉼표는 세 자리마다 온다. 큰 금액을 읽을 때 헷갈리는 이유는 이 두 체계가 어긋나기 때문이다.
큰 수 단위 표 — 만부터 무량대수까지
오늘날 한국에서 쓰는 단위는 네 자리마다 바뀌는 ‘만진법’을 따른다. 표준국어대사전과 우리말샘은 자(秭)부터 무량대수(無量大數)까지 모든 단위를 “앞 단위의 만 배가 되는 수”로 풀이한다. 경·해까지는 경제 기사에서도 가끔 보이고, 그 위는 사실상 사전 속 단위다.
| 단위 | 한자 | 값 | 0의 개수 | 자릿수 | 사전 뜻풀이 |
|---|---|---|---|---|---|
| 만 | 萬 | 104 | 4 | 5 | 천의 열 배 |
| 억 | 億 | 108 | 8 | 9 | 만의 만 배 |
| 조 | 兆 | 1012 | 12 | 13 | 억의 만 배 |
| 경 | 京 | 1016 | 16 | 17 | 조의 만 배 |
| 해 | 垓 | 1020 | 20 | 21 | 경의 만 배 |
| 자 | 秭 | 1024 | 24 | 25 | 해의 만 배 |
| 양 | 穰 | 1028 | 28 | 29 | 자의 만 배 |
| 구 | 溝 | 1032 | 32 | 33 | 양의 만 배 |
| 간 | 澗 | 1036 | 36 | 37 | 구의 만 배 |
| 정 | 正 | 1040 | 40 | 41 | 간의 만 배 |
| 재 | 載 | 1044 | 44 | 45 | 정의 만 배 |
| 극 | 極 | 1048 | 48 | 49 | 재의 만 배 |
| 항하사 | 恒河沙 | 1052 | 52 | 53 | 극의 만 배 |
| 아승기 | 阿僧祇 | 1056 | 56 | 57 | 항하사의 만 배 |
| 나유타 | 那由他 | 1060 | 60 | 61 | 아승기의 만 배 |
| 불가사의 | 不可思議 | 1064 | 64 | 65 | 나유타의 만 배 |
| 무량대수 | 無量大數 | 1068 | 68 | 69 | 불가사의의 만 배 |
표의 ‘자릿수’는 그 단위 1개(예: 1항하사)를 아라비아 숫자로 쓸 때의 자릿수다. 무량대수 다음 단위는 없으므로, 만진법으로 적을 수 있는 가장 큰 수는 9999무량대수 9999불가사의 … 9999, 곧 72자리 수다.
자(秭)인가, 서인가
1024 단위의 한자 秭는 표준국어대사전에 ‘자’로 올라 있다(“해(垓)의 만 배가 되는 수. 즉, 1024을 이른다”). 일부 자료에서는 같은 단위를 ‘서’로 적기도 하지만, 표준국어대사전과 우리말샘에는 秭를 ‘서’로 읽는 표제어가 없다. 이 변환기는 표준국어대사전을 따라 ‘자’로 쓴다.
불교 경전에서 온 단위
극 위의 다섯 단위는 한자 뜻보다 불교 용어에서 왔다는 점이 눈에 띈다. 표준국어대사전은 항하사(恒河沙)를 “갠지스강의 모래라는 뜻으로, 무한히 많은 것. 또는 그런 수량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불교)로, 아승기(阿僧祇)를 “수로 표현할 수 없는 가장 많은 수. 또는 그런 시간”(불교)으로 풀이한다. 불가사의(不可思議)는 일반 명사로 “사람의 생각으로는 미루어 헤아릴 수 없이 이상하고 야릇함”이라는 뜻이고, 무량대수(無量大數)는 “모든 수 가운데 가장 큰 수”로 풀이되며 ‘무량수’라고도 한다. 원래 ‘셀 수 없이 많음’을 가리키던 말에 사전이 정해진 값을 붙인 셈이다.
옛 문헌의 값은 다를 수 있다
우리말샘은 같은 단위에 “예전에, ○의 억 배가 되는 수를 이르던 말” 같은 뜻풀이를 따로 싣는다. 예를 들어 자(秭)는 옛 방식으로 1040, 항하사는 1096이다. 네 자리가 아니라 여덟 자리씩 단위를 올리던 방식의 흔적이다. 옛 수학책이나 경전 해설에서 이 단위를 만나면 어떤 방식인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 이 변환기와 이 글의 표는 오늘날 사전의 만진법 값을 쓴다.
이 변환기는 무량대수 단위까지, 즉 1072 미만(정수 72자리)을 정확히 변환한다. 자바스크립트의 BigInt로 계산하므로 자릿수가 커져도 반올림 오차가 없다. 역변환에서 ‘구’는 숫자 9와 구(溝) 단위, 금액 끝의 ‘정’은 정(正) 단위와 끝맺음 정(整)이 모두 될 수 있어서, 두 가지로 읽히면 다른 해석을 함께 보여 준다(예: ‘십구’ → 19, 또는 10구).
세 자리 쉼표 vs 네 자리 단위
1,234,567,898은 쉼표로 보면 “1 billion …”의 구조지만, 한국어로는 오른쪽부터 네 자리씩 끊어 “12억 3456만 7898”로 읽는다.
쉼표: 1,234,567,898
네 자리: 12|3456|7898 → 12억 3456만 7898
한글: 십이억 삼천사백오십육만 칠천팔백구십팔
쉼표만 보고 빨리 읽는 요령
- 쉼표 1개(1,000 단위) 앞의 숫자는 천 단위다. 5,000 = 오천.
- 쉼표 2개 앞의 숫자는 백만 단위다. 3,000,000 = 삼백만. 즉 쉼표 두 개 = “백만”.
- 쉼표 3개 앞의 숫자는 십억 단위다. 2,000,000,000 = 이십억.
- 쉼표 4개 앞의 숫자는 조 단위다. 1,000,000,000,000 = 일조.
쉼표 둘째 자리에서 끝의 네 자리를 떼어 ‘만’을 붙이는 방법도 있다. 35,000,000은 끝의 0000을 떼면 3500 → 3500만 → 삼천오백만.
영어 단위와의 대응
| 숫자 | 한국어 | 영어(short scale) |
|---|---|---|
| 10,000 | 만 | ten thousand |
| 100,000 | 십만 | one hundred thousand |
| 1,000,000 | 백만 | one million |
| 10,000,000 | 천만 | ten million |
| 100,000,000 | 일억 | one hundred million |
| 1,000,000,000 | 십억 | one billion |
| 1,000,000,000,000 | 일조 | one trillion |
| 1016 | 일경 | ten quadrillion |
| 1020 | 일해 | one hundred quintillion |
| 1024 | 일자 | one septillion |
| 1032 | 일구 | one hundred nonillion |
| 1048 | 일극 | one quindecillion |
| 1052 | 일항하사 | ten sexdecillion |
| 1060 | 일나유타 | one novemdecillion |
| 1068 | 일무량대수 | one hundred unvigintillion |
영어 이름은 세 자리마다 바뀌어(103n+3) thousand·million·billion … vigintillion(1063)으로 이어진다. sexdecillion(1051)·novemdecillion(1060)까지는 사전에 오른 이름이고, 그 위의 unvigintillion(1066)·duovigintillion(1069)은 같은 라틴어 규칙으로 만든 이름이라 사전에 없다. 변환기의 영문 표기도 duovigintillion까지 이 short scale 이름을 쓴다(sexdecillion·novemdecillion 대신 sedecillion·novendecillion으로 적는 자료도 있다).
billion을 ‘억’으로 옮기는 실수가 흔하다. billion은 10억이다. 영어권 일부(과거 영국·유럽 대륙)의 long scale에서는 billion이 1012를 뜻했으므로 옛 문헌을 읽을 때는 주의한다. 영문 금액 쓰는 법은 영문 금액 표기에 있다.
만 단위 앞의 ‘일’
10,000을 읽을 때 “만”이라고 하지 “일만”이라고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반면 억부터는 “일억”, “일조”처럼 ‘일’을 붙인다. 그래서 이 변환기의 일반 한글 표기는 맨 앞 자리가 만일 때만 ‘일’을 생략한다(10,000 → 만, 15,000 → 만 오천). 1억 1만처럼 만이 가운데 오면 “일억 일만”으로 적는다. 계약서체에서는 옵션에 따라 “일만”처럼 모두 적는다. 이유는 계약서 금액 표기법을 본다.
큰 금액 읽기 연습
| 숫자 | 한글 |
|---|---|
| 1,000,010 | 백만 십 |
| 100,000,001 | 일억 일 |
| 2,500,000,000,000 | 이조 오천억 |
| 30,000,500,000 | 삼백억 오십만 |
| 12,345,678,901,234 | 십이조 삼천사백오십육억 칠천팔백구십만 천이백삼십사 |
가운데 0이 많은 금액일수록 네 자리 단위로 먼저 끊어 보면 실수가 줄어든다. 변환기 입력창 아래의 “12억 3456만 7898” 같은 만 단위 표시가 이 끊어 읽기를 대신해 준다.
자주 묻는 질문
1경은 얼마인가요?
1경은 1조의 1만 배, 곧 10의 16제곱(10,000,000,000,000,000)입니다.
billion은 억인가요?
아닙니다. billion은 10억(10의 9제곱)입니다. 1억은 100 million입니다.
해 다음 단위는 무엇인가요?
해(垓, 10의 20제곱) 다음은 자(秭, 10의 24제곱), 양(穰, 10의 28제곱), 구(溝, 10의 32제곱), 간(澗, 10의 36제곱), 정(正, 10의 40제곱), 재(載, 10의 44제곱), 극(極, 10의 48제곱)이고, 이어서 항하사(10의 52제곱), 아승기(10의 56제곱), 나유타(10의 60제곱), 불가사의(10의 64제곱), 무량대수(10의 68제곱)입니다.
가장 큰 수 단위는 무엇인가요?
표준국어대사전은 무량대수(無量大數)를 불가사의의 만 배, 곧 10의 68제곱으로 풀이하고 ‘모든 수 가운데 가장 큰 수’라고 적습니다. 그래서 만진법으로 쓸 수 있는 가장 큰 수는 9999무량대수 9999불가사의 … 9999, 72자리 수이고, 이 변환기도 여기까지 변환합니다.
10의 24제곱은 ‘자’인가요, ‘서’인가요?
표준국어대사전 표제어는 ‘자(秭)’입니다. 일부 자료에서 ‘서’로 적기도 하지만 표준국어대사전·우리말샘에는 秭를 ‘서’로 읽는 표제어가 없어, 이 변환기는 ‘자’로 씁니다.
출처·근거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 ‘자(秭)’ 수사 뜻풀이(해의 만 배, 10^24)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 ‘나유타(那由他)’(아승기의 만 배, 10^60)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 ‘무량대수(無量大數)’(불가사의의 만 배, 10^68)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 ‘항하사(恒河沙)’(불교: 갠지스강의 모래)
- 국립국어원 우리말샘 — ‘항하사’(극의 만 배, 10^52 · 예전 값 10^96)
- 국립국어원 우리말샘 — ‘아승기’(항하사의 만 배, 10^56)
- 국립국어원 우리말샘 — ‘불가사의’(나유타의 만 배, 10^64)
- 국립국어원 우리말샘 — ‘극(極)’(재의 만 배, 10^48)
- 국립국어원 한국어 어문 규범 — 한글 맞춤법(제44항)
- Wikipedia — Names of large numbers(short scale 이름)
원문 확인 기준일 2026-09-24. 이 글은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